책소개
1. 인심도심설(人心道心說)
신이 생각건대, 천리(天理)가 사람에게 부여(賦與)된 것을 성(性)이라 이르고, 성과 기를 합하여 일신(一身)에 주재(主宰)된 것을 심(心)이라 이르며, 심이 사물(事物)에 감응하여 외부에 발현하는 것을 정(情)이라 이릅니다.
성은 마음의 본체요, 정은 마음의 작용이요, 심은 미발과 이발(已發)의 총명(總名)이므로, 마음은 성과 정을 통괄한다고 합니다.
성에는 다섯 조목(條目)이 있으니,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ㆍ신(信)이요, 정에는 일곱 가지 조목이 있으니, 희(喜)ㆍ노(怒)ㆍ애(哀)ㆍ구(懼)ㆍ애(愛)ㆍ오(惡)ㆍ욕(欲)입니다.
정이 발현할 때, 도의(道義)를 위하여 발하는 것이 있으니, 어버이에게 효도하고자 하고, 임금에게 충성하는 것과, 어린애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볼 때 측은(惻隱)히 여기는 것, 의(義)가 아닌 것을 볼 때 수오(羞惡)하는 것, 종묘(宗廟)에 지나갈 때 공경하는 것들이 이것이니, 이것을 도심(道心)이라 하는 것입니다.
구체(口體)를 위하여 발현하는 것이 있으니, 배고플 때 먹으려 하고, 추울 때 입으려 하고 힘들 때 쉬고자 하고, 정력이 왕성하면 여자를 생각하는 것들이 이것이니, 이는 인심(人心)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理)와 기(氣)는 한 덩어리어서, 원래 서로 떠나지 않는 것이니, 마음이 동(動)하면 정이 될 때 발하는 것은 기고, 발하는 까닭은 이입니다.
기가 아니면 발할 수 없고, 이가 아니면 발할 까닭이 없으니, 어찌 이발(理發)ㆍ기발(氣發)이 다름이 있을 것입니까.
다만 도심도 기에서 떠나지는 못하지만, 그것이 발할 때는 도의(道義)를 위한 것이므로 성명(性命)에 속하고, 인심도 이(理)에서 나왔지만, 그것이 발할 때는 구체(口體)를 위한 것이므로 형기에 속합니다.
마음의 가운데는 처음부터 이심(二心)이 없고, 다만 발하는 곳에, 도의를 위하고 주체를 위하는, 두 가지 단서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도심을 발하는 것도 기(氣)이지만, 성명(性命)이 아니면 도심이 발생하지 못하고, 인심을 근원하는 것도 이(理)이지마는, 형기가 아니면 인심은 발생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것이 혹원(或原)과 혹생(或生)하는 것이, 공(公)과 사(私)로 달라지는 까닭입니다.
도심은 순연(純然)한 천리(天理)이므로, 선(善)만 있고 악(惡)은 없으며, 인심(人心)은 천리도 있고 인욕(人欲)도 있으므로, 선도 있고 악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먹어야 할 때 먹고, 입어야 할 때 입는 것은, 성현도 면할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은 천리요, 식색(食色)의 생각으로 인하여, 나중에 악이 된다면, 이것은 인욕입니다.
도심은 다만 지키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인심은 인욕으로 흐르기 쉬우므로, 비록 선하지만 위태롭기도 하니, 마음 공부하는 자가 일념(一念)을 발할 때에, 도심인 줄 알면 곧 확충시키고, 인심인 줄 알면 곧 정밀하게 살펴서, 반드시 도심으로써 절제하여, 인심이 항상 도심의 명령을 듣게 되면, 인심도 도심이 될 것이니, 어찌 이(理)가 보존되지 않겠으며, 어찌 욕(欲)을 막지 못하겠습니까.
진서산(眞西山, 宋儒)이 천리와 인욕을 논한 것이 지극히 분명하여, 학자가 공부하는 데 매우 유익하나, 인심을 인욕에만 돌려서, 극복해 다스리게만 하라고 하였으니, 미진한 바가 있습니다.
주자가 이미, “비록 상지(上智)라도 인심이 없을 수 없다.” 하였으니, 성인도 인심이 있는데, 어찌 전부 인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로써 본다면, 칠정은 곧 인심ㆍ도심ㆍ선악의 총명(總名)입니다.
-하략-
저자소개
저자 : 이이(탁양현 엮음)
◈ 율곡 이이 율곡전서
이이(李珥)의 본관(本貫)은 덕수德水이고, 자(字)는 숙헌(叔獻)이며, 호(號)는 율곡(栗谷), 석담(石潭), 우재(愚齋) 등이다.
1536년(중종中宗 31) 음력 12월 26일에, 사헌부 감찰을 지낸 이원수(李元秀)와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의 셋째 아들로,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조광조(趙光祖)의 문인(門人)인 휴암(休菴) 백인걸(白仁傑)에게 학문을 배웠으며, 1548년(명종明宗 3) 진사시(進士試)에, 13세의 나이로 합격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를 했는데,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유능한 인재였다.
1554년에는, 금강산 마가연(摩訶衍)으로 들어가 불교를 공부했고, 이듬해에 하산하여, 강릉으로 돌아와 자경문(自警文)을 짓고서는, 다시 성리학(性理學)에 전념하였다.
모름지기 율곡(栗谷)은, ‘가장 조선인다운 조선인’으로서, 조선의 유교(儒敎)문화를 대표하는 유학자(儒學者)다.
조선의 성리학은, 김종직(金宗直,1431~1492), 김굉필(金宏弼,1454~1504), 조광조(趙光祖,1482~1519)를 거쳐, 이이(李珥,1536~1584), 이황(李滉,1501~1570), 기대승(奇大升,1527~1572), 조식(曺植,1501~1572) 등으로 이어지면서, 율곡이 활동하던 16세기에,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웠다.
목차
▣ 목차
◈ 율곡 이이 율곡전서
1. 인심도심설(人心道心說)
2. 김시습전(金時習傳)
3. 논심성정(論心性情)
4. 동호문답(東湖問答)
5. 학교모범(學校模範)
6. 해주향약(海州鄕約)
7. 격몽요결(擊蒙要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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