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자’의 철학사상은, 동아시아 문화권을 대표하는 삶 자체에 대한 긍정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긍정의 실현은, ‘부득이’와 ‘소요유’의 ‘동시적 변화성’을 인식하고 체현함으로써 가능하며, 그러한 인식과 체현은 지극히 미학적이며 예술적인 것이다. 따라서 ‘장자’철학은, 현대의 예술철학으로서 새로이 이해되고 재해석 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장자’는 미학이나 예술철학에 관한 직접적인 논변을 하지 않는다. 나아가 현실세계의 미학적인 논변이나 예술철학적인 논변을 비판하며 부정한다. 그것은 그러한 것들이 지니는 ‘억지스러움[人爲]’ 때문이며, 가장 자연스러워야 할 예술마저도 그러한 것들에 의해 왜곡되고 훼손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장자’의 예술철학은 예술적인 삶 자체의 체현에 관한 논변이다. 이로써 ‘장자’는, 동서고금의 예술철학적 고찰들이 갖는 ‘예술을 위한 예술’의 한계성을 극복한다. 그러할 때, 현실세계의 일상적인 ‘부득이’는 동시적으로 ‘소요유’로서 변화하여 작동하며, 예술적인 아름다움으로서 드러난다. 그러한 상황의 선택적 변화야말로, ‘장자’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정수라고 할 것이다.
흔히 인간존재들은, 마치 모든 악의 요소가 제거된 순수한 선의 이데아를 꿈꾸는 것처럼, 현실세계의 온갖 ‘부득이’가 죄다 제거되고서 단지 ‘소요유’의 상태로서만 작동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역사에 비추어볼 때, 그것은 지극히 허망한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세계는 늘 ‘동시적 변화성’으로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동시적 변화성’은, ‘장자’의 철학사상이 예술철학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필자는 ‘장자’의 삶 자체가 곧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판단하는데, 그렇게 삶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은, 바로 ‘동시적 변화성’에 의해서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진과 위[眞僞]’, ‘선과 악[善惡]’, ‘미와 추[美醜]’, ‘신과 악마[神魔]’ 등의 온갖 상황들은, 마치 ‘음과 양[陰陽]’의 변화처럼 동시적이다. 즉, ‘부득이’가 동시적으로 ‘소요유’일 수 있어야 하듯이, 아름다움은 동시적으로 추함이라는 본래적인 사실의 인식도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존재의 삶은, 매순간 ‘부득이’와 ‘소요유’의 선택적 기로에 세워진다. 그러한 순간에 무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서, 인간존재의 삶의 모습은 변화된다. 그러므로 응당 ‘부득이’에서 ‘소요유’로, 그 선택의 방향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적인 선택과 체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삶의 세계를 미학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미학적 인식의 바탕 위에서 예술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을 때, ‘장자’가 추구했던 바처럼, 인간존재의 삶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장자’의 예술철학에 관하여 연구하는 목적은, ‘장자’의 철학사상이야말로 가장 궁극한 예술철학이라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함이다. ‘장자’는, 현대적 의미에서라면 미학자가 아니며 예술가도 아니다. 또한 ‘장자’라는 텍스트의 어디에도, 현대적 의미의 미학론이나 예술론은 기술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장자’의 시대에는 현대적인 의미의 미학이나 예술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으로서 충분한 답변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인류 문명의 태동 이후, 현실세계에서 작동하는 기존의 미학적인 논변이나 예술적인 행위들에 대해서, ‘장자’의 관점은 지극히 비판적이며 부정적인 입장에 배치되는데, 그것은 ‘장자’철학이, 그러한 것들이 본래의 아름다움이나 예술 그 자체를 왜곡하며 훼손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저자소개
저자 : 탁양현
지은이 탁양현
≪인문학 여행자 탁양현의 동아시아 여행기≫
≪삶이라는 여행(장편소설)≫
≪상상력 여행 고독 인문학≫
≪老子의 정치학≫
≪朝鮮經國典(번역서)≫
≪臨濟錄(번역서)≫
≪Zarathustra(번역서)≫
≪莊子(번역서)≫
≪論語(번역서)≫
≪中庸(번역서)≫
≪熱河日記(번역서)≫
목차
1장. 장자의 예술철학에 관한 이해 9
1. ‘장자’에 관한 일반적 이해 13
2. ‘장자’에 관한 예술철학적 이해 31
2장. ‘부득이(不得已)’에 관하여 49
1. ‘부득이’의 사회적 원인 55
1) 언어와 지식 59
2) 외물(外物)과 욕망 69
3) 생사(生死)와 감정 81
2. ‘부득이’의 문화적 원인 91
1) 상대성과 도덕성 93
2) 유용성과 무용성 103
3. ‘부득이’의 상황 113
1) 빈곤과 불행 117
2) 질병과 장애 129
3) 경쟁과 전쟁 137
3장. ‘소요유(逍遙遊)’에 관하여 149
1. 미학적 ‘소요유’ 153
1) ‘마음의 정갈함[心齋]’과 ‘모두 잊음[坐忘]’ 157
2) ‘만물의 변화[物化]’와 ‘생명을 기름[養生]’ 169
3) ‘만물의 시초에서 노니는 마음[遊心於物之初]’과 ‘지극한 아름다움과 지극한 즐거움[至美至樂]’ 181
4) ‘울타리 바깥에서 노닒[遊外]’과 ‘조짐조차도 없는 노닒[遊无朕]’ 193
2. 예술적 ‘소요유’ 205
1) ‘칼의 노닒[遊刃]’과 ‘스스로 체득함[自得]’ 207
2)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음[無待]’과 ‘순박함으로 돌아감[復歸於朴]’ 215
3) ‘신의 경지[疑神]’와 ‘늘 그러한 자연스러움[常然]’ 223
4장. ‘부득이’와 ‘소요유’의 ‘동시적 변화성’ 233
1. ‘동시적 변화성’의 철학적 기원 241
2. 예술적 사유방식으로서 ‘동시적 변화성’ 251
3. ‘장자’가 추구하는 ‘동시적 변화성’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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